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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종은 그대를 위하여 울린다.
작성자 지인 (ip:)
  • 작성일 201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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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31
평점 0점

 


 

  1943년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참인 미국에서 개봉한 샘 우드 감독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For Whom The Bell Tolls"는 미국의 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40년 출판 작품을 영화화하였다. 미국을 대표하여 대중적으로나 문학적으로 최고 인기 작가의 작품으로 누가, 어떤 배우를 주연으로 영화화할 건지 기대할만큼 대중의 관심을 이끌던 흥행작이었고, 결국 당대의 최고 배우인 게리 쿠퍼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주연함으로 그 기대를 충족시켜 주었다.

  작품의 배경은 당시대라고 해도 좋을 만한 1937년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금 우리 입장에서야 옛날 배경으로 하는 옛날 영화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스페인 내전과 제2차 세계 대전은 20세기 초반, 전 세계를 뒤흔든 가장 커다란 사건이자 배경이었으며 이 작품의 주제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스페인 내전은 프랑코와 군대가 이끄는 파시스트 정부군에 대항한 공화정부파와의 전쟁이었다. 전 세계의 지식인은 파시스트에 대항하여 글로 저항하고 그 일부는 직접 뛰어들어 게릴라 활동을 하기도 했는데, 이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 로버트 조든(게리 쿠퍼 역) 역시 미국인이었으나 공화정부파를 위한 게릴라 활동을 위해

내전에 뛰어든 인물이었다. 작품의 줄거리는 그리 어렵지 않다. 조든은 게릴라 활동중 적군의 활동을 저지하기 위한 철교 폭파를 지시받고, 현장으로 가게 되는데, 지시받은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현장 근처에 살고 있는 짚시들의 도움이 필요하였다. 게릴라들의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은 짚시의 두목과 적극적인 그의 아내 등 오히려 전쟁과 동떨어져 보이는 갈등이 나타나고, 그 가운데 순수한 짚시 여인인 마리아(잉그리드 버그만 역)와 조든은 서로 사랑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맡은 바 임무인 철교 폭파를 조든 일행은 성공하게 되지만, 부상을 입은 조든은 마리아와 그의 일행의 도피를 위해 다가 오는 적들을 혼자 남아 저지하게 된다.

  사실 작품의 내용은 그리 감동스럽지 않다. 요즘 시각으로도 너무 뻔한 사랑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물론 키스 한 번 해 보지 못한 마리아가 조든에게 '키스 할 때 코는 어떻게 하나요? 고개는 어디로 돌리나요?" 물어보며 그 순수함을 드러내는 키스신은 지금도 명장면으로 남아 있지만, 수많은 전쟁영화와 애정영화 가운데 최고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면 이 작품은 왜 명작이 되었을까? 바로 제목에 그 뜻이 있다. 작가 헤밍웨이는 미국 시인 존 단의 시 가운데에서 이 제목을 차용해 왔다. 시의 전문을 실어 본다.

 

어느 누구든지 그 자체로써 온전한 섬은 아닐지니,

모든 인간이란 대륙의 한 조각이며

또한 대양의 한 부분이어라.

만일에 흙덩어리가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게 될지면,

유럽은 그만큼 작아질지며,

만일에 모랫벌이 그렇게 되더라도 마찬가지이며,

당신의 친구들이나 당신 자신의 영지가

그렇게 되어 마찬가지이리라.

어느 누구의 죽음이라 할지라도 나를 작게 만드나니,

나 역시 인류 속에 포함되어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리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는지

이를 알기 위해 사람을 보내지는 말라.

바로 그대를 위하여 울리기 때문이니.

 

  스페인 내전은 결국 파시스트의 승리로 끝난다. 이로 인한 서구 지성인들의 상심은 컸다. 그리고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다시 히틀러의 파시즘이 준동하여 서구는 제2차 세계 대전에 휘말리게 된다. 더더욱 혼란에 빠진 사람들은 인류 자신을 의심하게 된다. 전쟁 중독에 빠진 인류, 피에 굶주린 인류, 제국주의에 이어 피와 사상의 순혈주의에 빠져 인류 스스로를 구별짓고 차별하고 처벌하는 상황, 이런 고통이 가득차 있다.

  헤밍웨이는 작품의 배경인 스페인 내전을 아름답게 그리지 못한다. 선의 승리나 갈등의 아름다운 극복같은 흔한 장치도 사용하지 못한다. 결과를 알고 있는 전쟁이기에 어찌보면 무모해 보이는 인물들이 그 안에서도 갈등하고 괴로워 하는 모습이 안타깝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사실이다. 스페인 내전은 파시스트가 강하기도 했지만, 공화정부파의 이념적인 갈등으로 인해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작가는 간결하고 순박하게 오직 하나, 조든으로 대표되는 하나의 죽음에 포커스를 맞춘다. 요즘 영화에 나오는 영웅의 거창하고 감동적인 희생이라기 보다는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신념을 위해 죽음의 자리에 남는 결정을 한다.

  작품 제목의 모티브가 된 시에 나오는 종은 죽은 사람을 위해 울리는 장례식장이나 교회의 종을 말한다. 시인은 그 종이 울리는 까닭을 묻지 말라고 한다. 누군가의 죽음인지 궁금해 하지 말라고 한다. 바로 그대, 나 자신을 위해 울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6월은 특히 슬픔의 날이 많다. 그 슬픔을 위로하고 기억하기 위해 기념한다. 그 기념에 증오나 원한이 앞설 수도 있다. 분노와 복수에의 다짐이 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에서 말하듯, 어느 누구도 온전한 자신이 될 수 없다. 그러기에 우리가 기념해야 할 것은, 적과 우리를 구분하지 않는 전체를 위한 것이다. 인류가 체험했던 슬픔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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